그 토요일은 어쩐지 우울한 토요일이었다. 승규가 먼저 버스를 타고 가버렸고 그러자 다른 악동들도 맥이빠진 표정으로 하나하나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흩어졌다.혼자가 ...

중앙일보1994.06.14 00:00

정학이 끝나는 토요일이었다. 『특과 생활도 끝나버렸네….』 교문을 빠져나오면서 승규가 투덜거렸다.아무도 그말에 대꾸하지 않았다.우리 네 악동들은 어쩐지 맨숭맨숭한...

중앙일보1994.06.13 00:00

잔인한 4월도 다 가고, 정학 마지막날 우리 악동들은 다시 한번 교장실에 불려갔다.교장선생님 뒤에 이번에는 도깨비와 예수가 서 있었다. 『이 녀석들 그래 반성 많...

중앙일보1994.06.10 00:00

우리 악동들이 기도실에서 일주일을 지내는 동안,예수가 한번도우리 앞에 나타나지 않은 건 이상한 일이었다.나는 어쩌면 예수가 나를 의식하고 일부러 기도실에 나타나기...

중앙일보1994.06.09 00:00

동우가 한손을 뻗어 내 머리를 아무렇게나 갈퀴질해서 흐트러뜨리면서 빙그레 웃었다.써니하고 처음으로 하고 싶다는 내 말에 대한 반응이었다.나는 동우가 나를 어린애 ...

중앙일보1994.06.08 00:00

『하여간 넌 여기가 맘에 들지 않는다 이거야?』 『여기라니,고수부지?』 『서울말이야.우리학교도 그렇구….』 내가 물었다. 동우는 운전하면서 담배를 피워 물었다. ...

중앙일보1994.06.07 00:00

나하고 마주서서 서로 노려보고 있던 놈은 스무살은 된 것 같았다.태권돈지 뭔지 그런 걸 했는지 놈이 완전히 폼을 잡더니 돌려차기로 들어왔다.놈의 한쪽 발이 내 얼...

중앙일보1994.06.06 00:00

『지금은 우리 아버지가 아주 높은 사람이 돼 있지만 말이야. 』 동우가 캔맥주를 입에 대고 벌컥벌컥 들이켜고 나서 말을 이었다.새벽의 달빛이 강물의 흔들림에 따라...

중앙일보1994.06.03 00:00

나는 방의 불을 끄기 전에 대문 열쇠를 챙겨 넣고,살며시 집을 나섰다. 스포츠센터 정문앞 계단에 앉아서 5분쯤 있으니까 까만 그랜저가 와서 멎었다.차창유리가 스르...

중앙일보1994.06.02 00:00

내가 네 번째로 써낸 「시말서 혹은 반성문」역시 도깨비를 만족시키지는 못했다.정학 닷새째가 되는 금요일 아침,도깨비는 무슨 놈의 반성문에 반성하는 대목이 한군데도...

중앙일보1994.06.01 00:00

의사는 양동이에 물을 반쯤 받아서 거기에 무슨 약을 타더니 막대기로 휘이휘 저었습니다.그리곤 안쪽으로 들어가서 가는 호스에 깔때기가 달린 기구를 한손에 들고 나왔...

중앙일보1994.05.31 00:00

「시말서 혹은 반성문」이라는 제목을 쓰는 주제에 왜 쓸데없는이야기를 늘어놓느냐고 하실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.하지만,비 갠 새벽길을 한손에 사과를 들고 다른 ...

중앙일보1994.05.30 00:00

▲생년월일=78년6월10일생 ▲가족=2녀중 둘째 ▲학력=개일국교-대청중-서문여고1년 재학중 ▲골프를 시작한 때=서울 개일국교 4년때(88년) ▲골프를 시작한 계기...

중앙일보1994.05.28 00:00

그때 우리는 몇가지 길 중에서 하나를 택해야 했습니다. 우선 캠핑을 포기하고 돌아가는 거였습니다.그런데 아무도 그런의견을 꺼내지는 않았습니다.어렵게 허락받은 1박...

중앙일보1994.05.27 00:00

내가 써니와 알게 된 이후의 두 주일동안,나는 한 열 번쯤 써니와 만났습니다.서너 번은 단둘이 만났고,나머지는 두 쌍이나세 쌍이 같이 어울려서 놀고는 했습니다.써...

중앙일보1994.05.26 00:00

남녀가 각각 4명씩 모두 8명이었는데 동전이 6개밖에 없는 까닭은,한쌍에게나마 운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기 뜻에 따라서 짝을 맞추는 기회를 주자하는 취지였습니다.남...

중앙일보1994.05.25 00:00

그렇게 해서 남녀 각 여덟명이 골목 안에 남게 됐는데 남녀칠세 지남철이라는 말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여자애들이 양아 하나만 빼고는 꽤 수준급이었다는 사실...

중앙일보1994.05.24 00:00

도깨비는 매일 아침 기도실에 나타나서 우리를 들볶았는데,제일만만한「껀수」가 시말서였다.도깨비는 전날 우리가 학교를 나가면서 바치고 간 시말서가 엉터리라고 인상을 ...

중앙일보1994.05.23 00:00

『이거 뭐 소문하고는 영 다르잖아.』 『글쎄 뻥 튀기는데는 도사들이라니까.』 상원이와 내가 자리에 돌아와 앉자,다들 기대에 못미친 결과에 대해서 한마디씩 늘어놓았...

중앙일보1994.05.20 00:00

『말해봐 임마.잘 보여?미정이 봤니?』 상원이가 목소리를 한껏 낮춰서 물었다. 영석이가 고개를 끄떡이면서 입을 크게 벌리고 놀랐다는 표정을지었다. 간첩처럼 곁눈질...

중앙일보1994.05.19 00:00